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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9-일2 / 펭수를 대박
    카테고리 없음 2020. 2. 4.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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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뭐니뭐니해도 대세는 단연 펜스다. 제작진은 뽀로로를 염두에 두고 펜스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한다. 뽀로로는 어린이용 만화의 주인공입니다. 만화가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다양한 캐릭터 상품이 출시돼 역시 호평을 받았다. 현실 세계에서 만날 수 있는 뽀로로는 기껏해야 캐릭터 상품 정도다.펜스를 당신으로 만화 속에 옮겼다고 상상해 보자. 표정의 변천은 전혀 없고, 움직임은 둔하다. 예기하기는 거리낌없이 당당하지만 너무 감개 깊고 자만심이 많다. 상상해봐도 별로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아. 펜스와 뽀로로는 서로 영역이 같지 않다. 겹치는 영역은 거의 없다. 오히려 매니저를 찾고 팬사인회도 자주 하는 펜스는 연예인에 가깝다. 하긴 자칭 우주대스타를 꿈꾼다니 연예인이라고 틀린 예는 아니다. 그렇다면 연예인과 펜 수를 비교해 보면 어떨까.최근에 일어난 샐리의 자살은 연예인의 딜레마를 흔히 볼 수 있는 사건입니다. 신화의 멤버 김동완은 SNS에서 "연예인은 섹시하지만 섹스를 해서는 안 되며, 터프하지만 누구와도 싸워서는 안 되는 존재"라고 정의하고 있다. 연예인 설리는 자연인으로서의 설리가 아니라 만인의 연인으로서의 설리, 공인으로서의 설리로 대중에게 비춰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연인 최진리는 연예인 소리 마스크를 사용해 예기하고 행동해야 한다. 연예인 설리는 일종의 가상 캐릭터 같다. 하지만 사건은 자연인 최진리와 가상 캐릭터인 연예인 설리가 분리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자연인 최진리는 가상 캐릭터인 연예인 설리의 삶을 살아야 한다.성공을 갈망하는 연예인은 기꺼이 자연인인 나우루 연예인이라는 가상의 캐릭터로 바꾸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자신의 얼굴을 버리고 연예인 마스크를 쓴 채 사는 삶을 선택한다. 어린 아이들이 제대로 먹지 못해 잠을 편히 못 자는 상황에서도 건강하고 밝게 웃기를 바라는 어른들이 넘쳐난다며 김동완은 그런 현실을 예리하게 지적했다. 유명 연예인이 되기를 바라는 한 사람이 인기와 성공을 갈망할수록 성공에 대한 강박감, 사생활 노출에 따른 압박감, 익명성을 앞세운 악성 댓글의 상처 때문에 우울증과 공황장애, 약물중독 등 자연인인 그/그녀의 정신은 피폐해진다. 자연인으로서의 자신과 연예인으로서의 자신을 분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게 연예인의 딜레마죠.연예인의 딜레마는 정예기 결국 대중의 요구에서 기인한다. 김동완의 사례처럼 대중이 연예인에게 요구하는 것은 섹시하지만 섹스를 하지 않고 터프하지도 누구와도 싸우지 않는 존재입니다. 대중의 요구는 모순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럴 수밖에 없다. 익명의 대중에게 연예인은 가상의 연인입니다. 그래서 익명의 대중인 그/그녀가 원하는 욕망을 배타적으로 채워야 한다. 이게 한없이 섹시하고 터프한 이유입니다. 그러나 오직 그/그녀의 욕망을 위해서만 존재해야 하기 때문에 그/그녀의 울타리를 칭송하며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연예인에게 허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섹스를 해서는 안 되고 누구와도 싸워서도 안 된다. 대중은 저의 억압된 욕망을 배설하는 창구로 연예인을 활용하고, 연예인은 익명의 대중이 쌓은 울타리 안에서만 인기와 성공을 누릴 수 있을 뿐입니다.대중이 원하는 연예인은 언제 언제든지 항상 자신만을 바라보고 자신만을 행복하게 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대상이지 스스로 소견하고 스스로 행동하는 주체가 아니다. 대중의 요구를 가장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존재는 연예인 안드로이드입니다. 조만간 가상 현실과 AI 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하고 로봇 공학과 생명공학 기술까지 비약적으로 발달할 것입니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공각기동대'나 'AI' 같은 영화 속 모습이 현실이 되어 인간과 함께 생활하는 안드로이드가 보편화될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이제 연예인이라는 모순에 찬 직업은 불필요하겠죠. 이런 것들은 대중의 요구를 충실히 반영하는 안드로이드에 의해 대체될 것입니다. 의사나 컨설턴트와 같은 직업군은 각종 스크린, 휴대전화, PC와 같은 요즘 현재 존재하는 디바이스상에서도 충분히 인공지능으로 대체 가능하며, 이미 대체는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연예인이라는 직업군은 이곳에서 한발 더 나아가 로봇공학과 생명공학의 발달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 과도기에 자연스럽게 등장한 것이 펜스입니다.펜스는 딜레마 투성이인 연예인과 달라도 별반 다르지 않다. 자이언트 펭귄 인형을 쓴 그가 누군지 알 수 없다. 성인 남자인 것만큼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그러니까 편의상 "그"로 하자. 우리는 그에게 관심도 없고 굳이 아는 것도 없다.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펜스 분장을 자랑하는 순간 그는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연예인 설리의 분장을 속이고 싶어도 결코 속이지 못했던 자연인 최진리와는 확연히 비교된다. 그는 연예인 펜스와 철저히 이별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그는 연예인이 아니라 신장개업한 점쟁이 앞에서 곰인형 옷을 입고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거의 비슷하다. 펜스는 매니저까지 둔 수많은 연예인이지만 그에게 연예인 딜레마는 없다. 대신 그는 펜스 역할을 하는 노동자에 불과해요.아무래도 펜스와 샐리의 조합은 시원시원해서 불편하다. 펜스 광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상황에서, 펜스를 보며 샐리를 소견하는 나는, 아무래도 이 시대의 보편적 정서의 소유자가 아닌, 그럴듯하다. 요즘, 나는 "해냈다"의 자리에 서 있다. 하지만 그런 내가 정말 다행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인싸로 산다는 건 어지간한 정신력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입니다.글. 중현(월간 송광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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